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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베뉴 여행

한 겨울 장성 숲체원 눈 덮인 설경. 단 숙소까지 비탈길 조심

by Eddy's life 2025.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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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0일간의 이번 설 연휴. 내내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허무할 것 같아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생각했다. "그래!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장성을 겨울에 한번 가보자. 그동안 봄여름가을에는 가봤지만 하얀 눈 내리는 겨울에는 가본적이 없잖아?"

 

그렇게 또 나서게 된 일곱번째 장성 여행. 도착하니 예상했던 대로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는데... ㅋㅋ 문제는 눈이 와도 너무 많이 왔다는 것. 전라북도 지역 폭설로 인해 고생 좀 했는데... ㅎㅎ 겨울철 장성 숲체원 방문하실 분들은 부디 참고하시길 바란다.   

너무나 아름다운 눈내린 장성숲체원의 설경
너무나 아름다운 눈내린 장성 숲체원의 설경

 

부푼 기대를 안고 출발한 장성 여행 길.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고 있는데... 어디쯤이었더라... 맞다. 평택 어디 부근에서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그런데 전화번호가 061로 시작한다. 지역번호 061...? 이게 어디야?

스팸일 것을 각오하고 전화를 받으니 친절한 여자분이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여기 장성 숲체원인데요. 오늘 1박 예약하신 고객님 맞으시죠?"

아... 지역번호 061이 장성이구나. ㅋ 
정신 차리고 답을 했다. "아. 네네. 안녕하세요?" 

직원분 하시는 말씀. "아 네. 다른게 아니고요. 지금 장성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요.
현재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있는데 조만간 대설경보로 바뀔 것 같아요.
조금 위험하기도 해서.. 대설주의보부터는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드리고 있어요."


엥.. 웬 취소? 
이번 여행의 목적이 눈 내린 장성 숲체원과 장성 치유의숲을 보는 것인데...
눈이 많이 왔으니 취소하지 않겠냐고?  


나는 직원분께 말씀 드렸다. "아.. 저희는 이미 출발을 해서... 취소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랬더니 그분 하시는 말씀. "아... 그러면 지금 장성 숲체원 숙소로 차가 올라오지를 못해서요. 차를 밑에다 두고 걸어서 올라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네? 밑이라고 하시면 어디를 말씀하시는 것인지..."하고 다시 여쭤보니
"아... 저희 장성 숲체원이 비탈길에 있거든요. 지금 눈 때문에 차가 못올라오고 있어요.
그래서 장성 숲체원 입구의 바리케이드 앞에다 차를 대고 숙소로 올라오셔야 할 것 같아요."


으헉... 
바리케이드라면 장성 숲체원 입구에 있는... 그 차번호 인식 잘 못하기로 유명한 그 바리케이드?
바리케이드에서부터 장성 숲체원 숙소까지는 못해도 음... 최소 500m~700m의 거리이며 직원분 말씀대로 상당한 비탈길이다. 1박2일 여행짐이 아무리 단촐하다 한들 기본적으로 꾸려지는 세식구 짐과 식량들이 있는데 이 날씨에 그걸 다 들고 걸어 올라오라고? ㅎㅎ 


나는 답답한 마음에 다시 물었다. 
"아니 그럼... 혹시 바리케이드 지나서 있는 체크인 오피스까지는 차로 갈 수 없나요?"
(체크인 오피스의 위치는 바리케이드와 숙소 중간 지점이다.)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 "네. 거기도 비탈이 심해서 차로 못 올라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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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기억을 더듬어보면 맞다. 체크인 오피스 앞이 상당히 큰 비탈이다.

일단 알겠다 답하고 전화를 끊은 다음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봤다. 또 동행자들, 즉 와이프와 막내의 의견도 청취했다. 

 

그 결과 내 계산은 이랬다. 아침 7시 출발해서 벌써 평택 이상을 달려왔기 때문에 무를 수는 없다. ㅋㅋ 강행이다. 

1. 일단 상황을 본다. 날씨라는 것이 이랬다 저랬다 시간대별로 틀리기 때문에 체크인 전까지 상황을 본다. 어차피 우리는 장성 치유의숲에 올랐다가 저녁쯤 체크인할 예정이다. 

2. 눈이 너무 많이 오는 경우, 장성 숲체원을 취소하고 지금 향하는 장성 치유의숲 근처 금빛휴양타운으로 숙소를 변경한다. 마침 전화해보니 빈방이 있단다. 

3. 눈이 정말 너무 많이 와서 장성 숲체원도 치유의숲 앞의 금빛휴양타운도 다 여의치 않은 최악의 경우에는 그냥 고창 시내 깔끔한 모텔로 숙소로 잡는다. 제설 작업이 잘되는 도심이 그래도 안전하기 때문.  

 

 

그날 고속도로에도 정말 눈이 많이 내렸다. 아래는 장성 근처 휴게소에서 찍은 내차 번호판의 모습. 눈으로 전부 가려져 있다. 일부 숫자가 보이는 것은 내가 발로 떼어낸 것.  

눈으로 가려진 번호판의 모습
눈으로 가려진 번호판의 모습

 

장성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텃밭쌈밥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장성 치유의숲 전망대에 올랐는데. 와... 하! 그 모습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ㅎ

 

등산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서 겨울산의 아름다움을 특히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것 같다. 시선에 들어오는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였다. 그 눈밭을 묵묵히 꾹꾹 밟으며 목적지인 장성 치유의숲 전망대로 향한다. 발목 위까지 쑥쑥 들어가지만 전혀 불쾌하거나 불안하지 않다. 위로 올라갈 수록 숨은 거칠어지는데... 폐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는 평소보다 더욱 청량하게 느껴진다.   

눈 덮인 장성 치유의숲 설경. 정말 아름답다.
눈 덮인 장성 치유의숲 설경. 정말 아름답다.

 

눈덮인 장성 치유의숲의 설경은 별도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치유의숲에서 내려온 우리는 고창 모양성 순두부에서 저녁을 때우면서 장성 숲체원에 전화를 걸었다. 정말로 차가 올라갈 수 없다면 다른 숙소를 구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직원분께서 하시는 말씀... 

"아, 지금은 눈이 소강상태라 차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반가운 소식에 급히 저녁식사를 마무리한 후, 차를 달려 장성 숲체원에 도착했는데...

30~40분 정도의 시간이었을까 ㅠ 야속한 하늘이 그 사이를 못참고 눈을 왕창 뿌려버렸다. 바리케이드부터 오피스 앞까지의 가파른 비탈길은 눈으로 덮여 버렸고... 이륜구동 덩치 큰 내차(참고로 내차는 카니발이다)는 오피스 앞 비탈길에서 힘 없이 미끄러졌다.  

눈이 덮이면 웬만한 차는 올라가기 힘든 장성숲체원 비탈길
눈이 덮이면 웬만한 차는 올라가기 힘든 장성 숲체원 비탈길

 

5분 넘게 윙윙하면서 공회전을 계속 하고 있으니... 안타까웠는지 장성 숲체원 직원 분이 나와 손수 내차를 밀어주셨다. 그러나 무거운 내차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결국 오피스 앞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오피스부터 숙소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300~400m 정도. 평소같으면 많이 힘들었겠지만 낮에 장성 치유의숲 눈밭을 다녀온터라 이골이 나서 그런지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ㅎㅎ

 

아래는 오피스에서 장성 숲체원 숙소로 가는 길. 저 멀리 숙소 건물이 보인다. 눈은 40cm 정도 쌓인 것 같다. 차가 다닌 흔적은 정말 하나도 없다. ㅋㅋㅋ

눈 덮인 장성숲체원 숙소 진입로
눈 덮인 장성 숲체원 숙소 진입로

 

밤에는 막내 녀석과 고드름을 가지고 놀았다. ㅎㅎ 아래는 장성 숲체원 숙소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의 모습. 그 스케일이 정말 대단하다. 

 

어떤 것은 정말 1m에 달하는 것도 있었다. 아래 사진에 보면 마치 천장까지 닿을 듯한데 실제로 그 정도는 아니다. 사진 앵글을 그렇게 잡아서 그래 보이는 것 뿐이다. ㅋㅋ

장성숲체원 처마 고드름의 스케일
장성 숲체원 처마 고드름의 스케일

 

나는 사실 다음날 아침이 더 걱정이었다.

오피스까지라도 올라오긴 했는데... 밤 사이 계속 눈이 온다면 내일 아침 비탈길을 내려가는 것은 괜찮을지, 숲체원 주변 도로가 모두 시골길이라 통행이 마비되지는 않을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장성숲체원 자체 보유 제설차
장성 숲체원 자체 보유 제설차

 

하지만 나의 걱정은 기우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옷만 챙겨입고 오피스 앞 비탈길로 가봤는데... 제설차가 한번 제설 작업을 한 듯했다. 그리고 비탈길에서 고생한 나의 백마, 카니발에도 문제가 없었다. 위 사진은 장성 숲체원 자체적으로 보유한 제설차의 모습. 눈에 덮여서 무슨... 귀여운 썰매 같아 보인다. 

 

장성 숲체원을 겨울에 방문하실 분들은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란다. 사륜구동 자동차를 보유하신 분들은 조금 낫다. 하지만 나처럼 이륜구동 밴이나 승용차를 보유하신 분들은 장성 숲체원의 비탈길이 만만치 않으니 방문을 신중히 고려하셔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성 숲체원에 미리 전화를 걸어 상황을 계속 체크하는 것이 좋겠다. (장성숲체원 대표번호 061-399-1800 & 061-399-1818) 

 

이상 포스팅 모두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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